# 최근 3년(2023~2025)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거시 환경 변화와 업권별 전략 재편, 그리고 상품기획자 관점의 신상품 기회 분석

## 1. 거시 환경 분석: 금리 사이클의 반전과 제도 개편이 만든 금융시장의 새 지형

본 장에서는 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자료를 토대로 최근 3년(2023~2025) 금융시장의 총량 변화와 제도 개편, 시장 구조를 바꾼 사건을 개관한다. 상품기획의 출발점은 언제나 자금의 가격, 즉 금리와 그것을 규율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 1) 기준금리 사이클의 전환과 조달·예대 환경의 변화

최근 3년을 관통하는 가장 근본적인 변수는 기준금리 사이클의 방향 전환이었다. 한국은행은 2023년 1월 기준금리를 3.50%로 인상하며 긴축을 종료했고, 이후 약 1년 9개월의 이례적 장기 동결기에 들어갔다. 이 시기는 고금리가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순차 전이된 시간이었다. 전환점은 2024년 10월이었다.

38개월 만에 3.25%로 인하했고 11월 3.00%로 추가 인하했으며, 2025년에도 기조가 이어져 연 2%대 중반(2.50% 내외)까지 내려왔다.

국내 요인만은 아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024년 9월 0.5%p 인하, 이른바 '빅컷'으로 완화 전환을 선언하며 연말 4.25~4.50%까지 낮춘 것이 여지를 넓혔다. 금리 반전은 조달 구조에 곧바로 파장을 일으켰다. 2023년 초 흔했던 연 4%대 정기예금 특판은 2025년 2%대로 내려앉았고, 이는 상반된 두 압력을 만들었다.

-   **수신 이탈 압력:** 자금이 투자상품·채권·해외주식으로 이동하며 은행은 파킹통장 경쟁에 내몰렸다.

-   **예대금리차 축소 압력:** 대출금리 인하 요구와 조달 경쟁이 겹치며 비이자수익 확대가 공통 과제로 부상했다.

여기에 환율이 겹쳤다. 원/달러 환율은 2024년 말 1,470원 선까지 급등해 연말 기준 15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2025년에도 1,350~1,450원에서 등락했다. 소비자물가가 2023년 3%대에서 2024년 2%대, 2025년 2% 내외로 둔화된 것과 대비된다. 결론적으로 해외자산 상품에서는 환헤지 여부가 실질 수익률을 좌우했고,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의 병행 라인업이 기본 문법이 되었다.

### 2) 자본시장의 롤러코스터: 코스피의 급락과 급반등, 밸류업 정책의 명암

주식시장의 3년은 극적인 진폭으로 요약된다. 코스피는 2023년 18%대 반등으로 출발했으나, 2024년에는 약 -9.6%를 기록하며 주요국 최하위권으로 밀려났다. 밸류업 기대의 후퇴, 연말 계엄·탄핵 정국의 정치 리스크, 반도체 업황 조정이 겹친 결과였다.

같은 해 미국 증시 강세와의 격차가 뒤에 서술할 '서학개미' 현상의 직접적 배경이 되었다. 반전은 2025년에 찾아왔다. 코스피는 3,000선을 회복한 뒤 4,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연간 상승률은 60% 내외에 달했다.

주목할 지점은 이 급반등이 국내 투자자의 자금을 즉각 되돌리지는 못했다는 사실이다. 해외투자 습관은 이미 구조화되어 있었다. 정책 측면의 분수령은 2024년 2월 발표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었다. 2024년 9월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출시되며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설정되었다.

2025년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를 담은 상법 개정 논의도 이어졌다. 다만 초기 성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자율 공시라는 형식의 한계와 지수 편입 기준 논란, 2024년 증시 부진이 겹쳤기 때문이다.

### 3) 정책·제도 변화의 지형: 세제·보호한도·회계기준·연금제도의 동시 개편

최근 3년은 굵직한 제도 개편이 이례적으로 밀집한 시기였다. 상품기획자에게 이 개편들은 개별 규제가 아니라 상품 설계의 전제 조건을 바꾼 사건이다.

-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2025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2024년 12월 여야 합의로 폐지가 확정되며 절세 소구점이 재편되었다.

-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2025년 9월 1일 시행되었다. 2001년 이후 24년 만의 조정이다.

-   **ISA 세제 개편:** 2024년 납입한도 연 4,000만원 확대와 비과세 한도 상향이 추진되었고 가입자는 500만명대다.

-   **IFRS17 도입(2023년 1월):** 보험부채의 시가 평가로 보험업 손익 인식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   **디폴트옵션 시행(2023년 7월):** 운용 지시가 없는 적립금을 사전 지정 상품으로 자동 운용하는 사전지정운용제도다.

-   **대환대출 인프라 확대:** 2023년 5월 신용대출, 2024년 1월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로 확대되며 금리 경쟁이 상시화되었다.

-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2024년 7월):** 예치금 보호와 불공정거래 규제의 첫 입법이다. 반면 토큰증권(STO)은 법제화가 지연되었다.

공통 함의는 명확하다. 상품의 경쟁력이 기초자산의 성과보다 '어떤 제도의 그릇에 담기는가'에 좌우되는 국면이 열렸다.

### 4) 시장 구조를 재편한 주요 사건

최근 3년의 구조 변화는 네 개의 사건으로 압축된다. 각 사건은 개별 회사의 손익을 넘어 산업의 규칙을 바꾸었다.

-   **홍콩 H지수 ELS 손실 사태(2024년 상반기):** 은행권 배상 규모가 1조원대에 달했고, 창구 판매 제한 논의로 신탁·ELS 판매가 위축되었다.

-   **부동산 PF 부실(2023~2024년):** 사업성 평가 강화와 부실 정리로 2금융권이 충당금 부담에 시달렸고, 2025년에는 완화되었다.

-   **티메프 정산 사태의 금융 파급(2024년 7월):** 정산 지연이 결제대행·선정산 대출로 번지며 플랫폼 결합형 금융의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었다.

-   **인터넷전문은행의 궤도 진입:** 카카오뱅크 고객 2,400만명 이상, 토스뱅크 2024년 첫 연간 흑자, 케이뱅크 IPO 철회 후 재추진.

특히 ELS 사태 이후 불완전판매 리스크는 설계 단계에서 가장 먼저 검토할 최우선 제약 조건으로 격상되었다.

## 2. 업권별 전략 변화: 수익 구조의 재설계와 경쟁 경계의 붕괴

거시 환경의 변화는 업권별로 상이한 대응을 낳았다. 본 장은 각 사 공시·IR 자료와 금융감독원 통계,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금융투자협회 자료를 토대로 한다.

### 1) 은행: 이자이익 의존 구조의 탈피와 밸류업·주주환원의 이중 과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합산 순이익은 2023년 약 15조원에서 2024년 약 16.5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2025년에는 17~18조원대로 추정된다. 그러나 구조적 취약성은 뚜렷하다. 이자이익 비중이 여전히 총이익의 80% 내외로, 금리 하락 국면에서 실적이 곧바로 압박받는다. 대응은 세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   **비이자수익 확대:** ELS 사태로 고난도 상품 채널이 막히며 자산관리(WM)의 무게중심이 채권·ETF·연금으로 이동했다.

-   **밸류업과 주주환원:** 2024년 계획에서 총주주환원율 50% 목표,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보통주자본(CET1)비율 13% 이상 관리를 제시했다.

-   **인터넷은행 대응:** 대환대출 상시화로 경쟁 축이 금리에서 앱 사용성과 연계 혜택으로 옮겨갔다.

주목할 지점은 밸류업이 단순한 IR 활동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환원율과 CET1을 함께 지키려면 자본 효율이 높은 사업을 선별해야 한다.

### 2) 증권: 브로커리지에서 해외주식·ETF·연금으로 이동한 수익 축

증권업의 3년은 수익원 이동의 역사로 요약된다. 국내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희석된 반면 해외주식 수수료가 실적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2024년 국내 증시 부진에도 주요 증권사가 실적을 방어한 것은 해외주식과 채권 판매 덕분이었고, 2025년 증시 급등이 여기에 더해졌다. 수익 축의 이동은 서비스 경쟁으로 이어졌다.

미국주식 소수점 거래, 24시간 거래, 환전 수수료 우대가 경쟁 항목이 되었다. 또 하나의 축은 개인 채권 직접 투자다.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되며 개인 순매수는 2023~2024년 연 30~40조원대로 급증했다.

반면 부동산 PF 익스포저와 차액결제거래(CFD) 손실은 중소형사에 더 큰 타격을 주며 IB 역량 격차를 실적 격차로 고착시켰다.

### 3) 보험: IFRS17이 강제한 생보의 체질 전환과 손보의 장기인보험 경쟁

2023년 1월 시행된 IFRS17은 생명보험업의 전략을 근본에서 바꾸었다. 새 기준에서 이익의 원천은 보험계약마진(CSM)이며, CSM은 보장성에서 크게 적립되고 저축성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저축성에서 보장성으로의 전환은 회계 구조가 강제한 필연이었고, 이 전환은 곧 과열로 이어졌다.

2023~2024년 생보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 경쟁에서 10년 시점 환급률을 130%대까지 끌어올렸고, 금융당국은 환급률 상한과 해지율 가정 규제로 제동을 걸었다. 주목할 지점은 이것이 회계기준 변경이 어떻게 상품 왜곡으로 연결되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라는 점이다.

한편 2025년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은 생보업에 구조적 기회를 열었다. 간병·치매보험이 확대되고 보험사가 직접 요양시설과 실버타운에 진출하는, 보장에서 서비스로의 확장이 나타났다. 손해보험업은 안정적 성장세로 실적에서 생보사를 앞지르는 구조를 고착시켰다. 핵심 전장은 장기인보험 신계약 경쟁이었으나 과제도 뚜렷했다.

-   **실손보험:** 4세대의 손해율 문제로 2025년 비급여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5세대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었다.

-   **자동차보험:** 2022~2023년 손해율 개선 후 보험료 인하가 이어졌고, 2024~2025년에는 손해율 상승이 병행되었다.

-   **신시장:** 2023~2024년 펫보험 활성화 정책과 소액단기전문보험사(미니보험) 제도로 소액·단기 보장이 열렸다.

### 4) 빅테크·핀테크의 침투와 기존 금융사의 대응

빅테크·핀테크는 이제 별도 업권이 아니라 모든 업권의 경쟁자다. 토스는 월간활성이용자(MAU) 2,000만명대를 확보하고 2024년 연간 흑자로 전환했으며, 토스뱅크와 토스증권이 동반 성장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 2,400만명 이상을 확보했고,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결제를 기점으로 보험·투자·대출 비교로 영역을 넓혔다.

2023년 3월 애플페이 국내 도입은 간편결제 경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들의 우위는 상품이 아니라 접점과 데이터에 있다. 고객의 전체 자산을 조망하는 화면을 누가 소유하느냐가 판매력의 원천이 되었다.

마이데이터 보편화에 이어 2025년 생성형 인공지능(AI) 상담·추천이 이 경향을 심화시켰다. 기존 금융사의 대응은 세 갈래다.

-   자체 슈퍼앱 강화와 그룹 계열 앱 통합을 통한 접점 방어.

-   대출·보험 비교 플랫폼 제휴. 채널을 얻는 대신 가격 비교에 노출되는 대가를 치른다.

-   점포와 프라이빗뱅킹(PB) 역량을 고액자산가·고령층에 재배치하는 선택과 집중.

결론적으로 경쟁의 경계는 업권이 아니라 '고객 접점의 소유 여부'를 따라 다시 그어지고 있다.

## 3. 금융 신상품 사례: 제도 변화가 열어젖힌 상품 라인업의 재편

본 장에서는 최근 3년간 등장했거나 급성장한 상품 유형을 수신·투자·연금·보장 및 지급결제의 네 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개별 상품명보다 제도와 유형 차원의 구조를 중심으로 정리한다.

### 1) 예금·수신: 파킹통장, 정책금융, 그리고 개인투자용 국채

수신 영역의 화두는 '금리가 내려가는 국면에서 어떻게 자금을 붙잡을 것인가'였다. 가장 두드러진 흐름은 파킹통장의 일상화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수시입출금식 고금리 상품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이 주도했고, 대기성 자금의 표준 그릇이 되었다. 정책금융도 수신 지형에 영향을 미쳤다.

2023년 6월 출시된 청년도약계좌는 5년 만기와 정부기여금 구조로, 2025년 가입자가 200만명 내외로 추정된다. 중도해지 관리가 과제였으나, 청년층을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는 채널로서 참여 유인은 컸다.

2024년 6월 최초 발행된 개인투자용 국채는 수신과 투자의 경계에 놓인 새 유형이다. 10년물·20년물로 발행되며 만기 보유 시 가산금리와 분리과세 혜택을 받는 구조로, 초저위험 장기 자산 수요와 세제 유인이 결합되었다. 시사점은 명확하다. 금리 하락기에는 '지금의 금리를 오래 고정하는 것' 자체가 상품의 핵심 가치가 된다. 여기에 2025년 9월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이 더해지며 2금융권 수신의 심리적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 2) 투자: ETF 200조 시대와 소수점·채권·조각투자

가장 극적인 성장을 보인 것은 단연 ETF다. 순자산총액은 2022년 말 약 79조원에서 2023년 말 약 121조원, 2024년 말 약 173조원으로 늘었다. 2025년에는 연중 200조원을 돌파했고 종목 수도 1,000개에 육박한다. 성장을 이끈 유형은 다음과 같다.

-   **커버드콜(월배당) ETF:** 2024년 최대 히트 상품군으로,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을 월 분배 재원으로 삼는다. 상승장 수익 제한이 이해되지 못한 채 고분배율만 부각되었다는 비판도 있다.

-   **해외지수 추종 ETF:** 미국 나스닥100·S&P500 상품이 연금 계좌 적립식 매수의 표준 선택지가 되었다.

-   **밸류업 ETF:** 2024년 9월 코리아 밸류업 지수 출시에 맞춰 설정되었으나 정책 모멘텀 약화로 초기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운용사 경쟁은 삼성·미래에셋 양강 구도 속 보수 인하로 전개되어 총보수 0.01%대 상품까지 등장했다. 이는 ETF가 수익원이 아니라 고객 자산을 유치하는 관문 상품이 되었음을 뜻한다. ETF 외의 흐름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주식 소수점 거래는 2030 세대의 문턱을 낮췄고, 개인 채권 직접 판매는 연 30~40조원대 순매수로 안착했다.

반면 조각투자와 토큰증권은 2023년 2월 제도화 방침 발표에도 법제화 지연으로 2025년까지 시범적 수준에 머물렀다. 제도가 상품을 만드는 동시에 제도의 부재가 상품을 지연시킨다는 대조적 사례다.

### 3) 연금: 디폴트옵션·TDF·실물이전·로보어드바이저

퇴직연금은 최근 3년 가장 확실한 성장축이었다. 적립금은 2022년 말 약 336조원에서 2023년 말 약 382조원, 2024년 말 약 431조원으로 증가했다. 2025년에는 500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이 자금 풀이 은행·증권·보험의 공통 전장이 되었다. 제도적 계기는 세 가지다. 첫째, 2023년 7월 시행된 디폴트옵션이다.

초기에는 원리금보장형 쏠림이 80~90%대에 이르며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실적배당형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었다.

둘째, 2024년 10월 31일 시행된 퇴직연금 실물이전이다. 매도 없이 계좌를 옮길 수 있게 되며 금융사 간 머니무브 경쟁이 촉발되었다. 상품 라인업과 수수료·앱 사용성이 부각되며 증권사로의 이동 우위가 관찰되었다. 셋째, 2025년 로보어드바이저(RA)의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허용되었다.

연금 상품 기획의 핵심 함의는 '방치된 자산의 자동화'다. 대다수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는 현실에서 기본 설정값의 설계가 장기 수익률을 좌우한다.

### 4) 보장 상품과 지급결제·플랫폼: 보장의 재설계와 접점 경쟁

보험 신상품은 인구구조와 회계기준이라는 두 힘의 합작품이었다. 앞서 본 단기납 종신 경쟁 외에도,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간병보험과 치매보험이 주력 라인업으로 부상했다. 요양·간병 실손 담보와 장기요양등급 연계 보장 등 실제 돌봄 비용에 대응하는 설계가 확산된 것이 특징이다. 반대편에서는 경량화가 진행되었다.

소액단기전문보험사 제도로 미니보험 영역이 열렸고, 여행·레저·생활 리스크 소액 상품이 앱 채널로 판매되었다. 지급결제에서는 접점 경쟁이 치열했다. 2023년 3월 애플페이 도입은 근거리무선통신(NFC) 인프라 확산이라는 숙제를 던졌다.

마이데이터 자산관리는 통합 조회에서 시작해 지출 분석, 대출 갈아타기 추천, 연금 진단으로 기능을 확장했다. 2025년 생성형 AI 상담·추천의 본격 도입으로, 상품 선택의 첫 접점이 사람에서 알고리즘으로 옮겨가는 변화가 가시화되었다.

## 4. 소비자 투자·소비 트렌드: 절약과 위험선호가 공존하는 이중 구조

본 장에서는 상품기획의 최종 수요자인 개인 금융소비자의 행태 변화를 분석한다. 핵심은 모순처럼 보이는 두 경향의 동시 확대다.

### 1) 서학개미의 확대와 종목 쏠림·레버리지 선호

가장 큰 변화는 해외주식 직접투자, 이른바 서학개미의 구조적 확대다.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2022년 말 약 550억 달러에서 2023년 말 약 680억 달러, 2024년 말 약 1,120억 달러로 늘었고, 2025년에는 1,500억 달러 안팎으로 추정된다. 3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2024년 국내 증시가 약 -9.6%로 부진한 반면 미국 증시는 강세를 이어간 격차가 직접적 계기였다. 여기에 소수점 거래가 접근성을 낮췄고, 환율 상승이 환차익을 더했다.

문제는 그 구성이다. 테슬라·엔비디아·팔란티어·브로드컴 등 소수 성장주에 집중되었고, 나스닥100 3배 등 고배율 상품 비중이 높았다. 이는 분산투자 원칙과 정반대되는 행태로, 하락장에서는 회복이 어려운 손실을 만든다. 소비자가 원한 것이 '해외 분산'이 아니라 '집중된 상승 베팅'이었다는 사실은 판매자에게 무거운 과제를 남긴다.

### 2) 짠테크와 파킹통장: 절약형 소비의 상시화

같은 소비자가 정반대 행동도 보였다. 앱테크, 무지출 챌린지, 중고 거래 등 절약형 소비가 고물가 국면을 거치며 표준이 되었다. 금융에서는 파킹통장과 이벤트성 고금리 상품을 옮겨 다니는 행태가 확산되었다. 핵심은 이 둘이 서로 다른 계층의 이야기가 아니라 동일한 소비자 내부의 이중 구조라는 점이다.

저축을 통한 자산 형성 경로의 신뢰가 약화되며, 절약은 생존 전략으로, 고위험 투자는 계층 이동 전략으로 분리되어 작동한다. 상품기획 관점의 함의는 두 가지다.

-   절약형 상품과 고위험 상품을 다른 고객군의 것으로 가정하는 세그먼테이션은 현실과 어긋난다.

-   소액·고빈도 혜택의 체감 가치가 실제 금액 이상으로 작동하므로, 혜택의 크기보다 가시화가 중요하다.

### 3) 연령대별 분화와 초고령사회 진입의 영향

투자 행태의 연령별 분화도 뚜렷했다. 2030 세대는 해외주식·가상자산·레버리지를 선호하며 소수점 거래로 소액 분산을 병행했다. 정보 획득이 비제도권 채널에 집중되어, 상품 선택이 판매 채널보다 콘텐츠에 좌우된다. 반면 5060 세대는 연금·채권·배당주 등 안정형을 중심에 두되 월 단위 현금흐름 상품을 강하게 선호했다.

커버드콜 ETF와 리츠, 월지급식 상품의 급성장은 상당 부분 이 수요에 기인한다. 은퇴가 임박한 세대에게는 총수익률보다 인출 가능한 현금흐름이 더 직관적인 성과 지표이기 때문이다.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은 이 흐름을 고착화하는 저류로, 다음 세 영역의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었다.

-   **인출 설계:** 축적기가 아닌 인출기의 자산관리, 즉 연금화·인출 전략 상품 수요.

-   **간병·요양:** 장기요양 비용에 직접 대응하는 보장과 요양 서비스 연계 모델.

-   **상속·증여:** 자산 이전 설계와 유언대용신탁 등 비금융 니즈와 결합한 신탁 서비스.

### 4) 금·가상자산 등 대체자산으로의 자금 이동

전통 자산 밖으로의 자금 이동도 중요한 특징이다. 2024~2025년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국내에서도 골드바 품귀와 금 ETF 자금 유입이 관찰되었다. 인플레이션 헤지와 지정학 리스크 회피에 더해, 환율 상승이 원화 기준 수익률을 높여준 것이 배경이었다. 가상자산은 제도화와 가격 급등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비트코인은 2024년 3월 원화 기준 1억원을, 2024년 12월 10만 달러를 돌파했다. 2025년에도 고점을 경신한 뒤 변동을 이어갔으며, 2024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으로 최소한의 제도 골격이 마련되었다.

남는 질문은 제도권 금융이 대체자산 수요를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가다. 가상자산은 법인 계좌 허용과 현물 ETF 도입 등 쟁점이 남아 있다. 종합하면 이 이중 구조는 ELS 사태의 학습 효과와도 맞닿아 있다. 소비자가 '중간 위험 상품'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 5. 전략 및 시사점: 상품기획자를 위한 기회 영역과 실행 조건

본 장에서는 앞선 분석을 상품기획 실무의 지침으로 종합한다.

### 1) 신상품 기회 영역의 도출: 수요 공백·성장 영역·수익모델

신상품 기회는 세 가지 렌즈의 교집합에서 도출된다.

-   **수요 공백:** ELS 사태 이후 비어 버린 중위험·중수익 구간이 가장 큰 공백이다. 만기 매칭형 채권과 목표 배당형, 인출기 상품이 특히 부족하다.

-   **성장 영역:** 퇴직연금(500조원 안팎 추정), ETF(200조원 돌파), 해외투자(1,500억 달러 안팎 추정)에 간병·요양 보장과 상속·증여 신탁이 더해진다.

-   **수익모델:** 일회성 판매 수수료보다 잔고 비례 반복 수익(운용·신탁·일임보수)이 우선이다. ETF 총보수 0.01%대가 그 방증이다.

세 렌즈를 동시에 통과하는 영역, 이를테면 연금 계좌 안에서 인출기 수요에 대응하는 저비용 자동 운용 상품이 기대 수익이 가장 높은 지점이다.

### 2) 업권별 상품 전략 방향

보유한 자산과 채널의 성격에 따라 상품 전략의 정석은 달라진다.

-   **은행:** 압도적 접점과 신뢰가 강점, ELS 사태로 위축된 고난도 판매 역량이 약점이다. 단순 인컴형과 연금 계좌로 비이자수익을 재건하고, 보호한도 상향을 활용한 계층형 수신이 대안이다.

-   **증권:** 상품 폭과 디지털 채널이 강점이다. 연금 전용 라인업·수수료·로보어드바이저 일임을 묶어 머니무브를 잡되, 레버리지 확대는 위험 고지를 병행해야 한다.

-   **보험:** CSM 기여도가 높은 보장성이 중심일 수밖에 없다. 단기납 종신의 후유증을 반면교사로 간병·요양·치매와 서비스 연계로 이동하고, 미니·펫보험은 고객 확보 수단으로 본다.

공통적으로는 상품을 단품이 아니라 계좌(ISA·연금·신탁)라는 그릇과 묶어 설계하는 관점이 요구된다. 최근 3년의 제도 개편이 일관되게 보여준 바가 바로 그릇의 중요성이다.

### 3) 신상품 추진의 리스크와 성공 조건

최근 3년의 사례는 신상품 리스크를 네 가지로 유형화해 준다.

1.  **불완전판매 리스크:** ELS 사태의 1조원대 배상은 판매 하자가 손익과 평판을 함께 훼손함을 입증했다. '창구에서 3분 안에 설명 가능한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2.  **규제 변동 리스크:** 금투세 폐지, 보호한도 상향, 5세대 실손 논의, 토큰증권 지연은 제도 전제가 언제든 바뀜을 보여준다.

3.  **경쟁 왜곡 리스크:** 단기납 종신 환급률과 커버드콜 고분배율 경쟁이 보여주듯, 단일 지표 경쟁은 과열과 당국 개입을 부른다.

4.  **수요 오독 리스크:** 밸류업 ETF처럼 정책 모멘텀에 기댄 상품은 정책 지속성이 흔들리는 순간 명분을 잃는다.

성공 조건은 그 대우(對偶)로 정리된다. 설명 가능한 단순한 구조, 제도 변경에도 존립하는 본질적 효용, 그리고 인구구조처럼 되돌릴 수 없는 변화에 기반한 수요다.

### 4) 사례 기반 시사점 및 향후 전망

최근 3년의 한국 금융산업은 '금리가 만들어 준 실적의 시대'에서 '구조를 설계한 자가 이기는 시대'로 이행했다. 4대 지주가 2024년 약 16.5조원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고도 위기감을 놓지 못하는 이유, 시장이 커져도 개별 상품의 마진은 얇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명암을 가른 사례들은 일관된 교훈을 남긴다.

서학개미와 ETF의 성장은 선택지가 넓어질 때 판매 채널의 통제력이 약화됨을 보여주었다. ELS 사태는 판매량이 곧 리스크가 될 수 있음을, 디폴트옵션의 쏠림은 제도의 취지보다 기본 설정값이 결과를 지배함을 입증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세 가지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인출기 금융의 부상:** 무게중심이 축적에서 인출·이전으로 이동한다. 연금·간병·신탁을 묶는 생애 설계가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

-   **AI에 의한 관문 교체:** 상품을 만나는 첫 화면이 바뀌면, 경쟁력은 브랜드가 아니라 데이터로 표현 가능한 속성으로 환원된다.

-   **제도와 대체자산의 수렴:** 가상자산·토큰증권·조각투자 수요를 어떤 속도로 흡수하느냐가 다음 3년의 상품 지형을 결정한다.

결론적으로 금융회사는 '상품을 파는 자'에서 '고객의 생애 현금흐름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자'로 변모해야 한다. 상품기획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유행하는 기초자산의 추종이 아니라, 제도라는 그릇과 인구구조라는 지반 위에서 기회의 교집합을 찾아 단계적으로 검증해 나가는 규율이다.

본 보고서는 한국은행 경제통계,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정책 발표와 감독 통계, 금융투자협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의 업권 통계, 각 금융지주의 공시·IR 자료와 주요 언론 보도를 종합해 작성되었다. 2025년 이후 수치 일부는 확정 통계 공표 전의 추정치다.
